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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말하다

주토피아, 우리가 꿈꾸는 모두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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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와 닉이 되찾은 주토피아의 평화

시골 마을에 사는 토끼 '주디'는 화려한 도시인 주토피아에 사는 것이 꿈이다. 힘이 약한 동물이라는 이유로 어린 시절 동네에서 여우에게 위협을 당하기도 했지만 늘 약자의 편에 서서 싸우기를 멈추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주디는 당당히 주토피아의 최초 토끼 경찰이 된다. 자신의 열정과 달리 교통과에서 주차위반 업무를 맡았던 주디는 어느 날 수달이 사라진 사건에 관심을 갖게 된다. 사건의 배후를 쫓아가던 길에 잔꾀가 많은 여우 닉을 만나게 되고, 둘은 콤비가 되어동물들의 실종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여우와 친구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우에 대한 공포심이 남아있었던 주디는 늘 여우 퇴치용 스프레이를 지니고 다녔다. 닉과 주디는 주변의 도움으로 '밤의 울음꾼'에 대해 알게 되고, 포식자들이 약한 동물을 공격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친구라고 여겼던 주디가 과거의 이분법적인 사고로 동물을 나누는 모습을 보고 닉은 주디에게 실망한 채 떠나고 만다.모든 동물들이 평화롭게 살아가는 주토피아는 이제 맹수(포식자)와 초식동물로 나뉘어 서로를 경계하고 미워하는 상태에 이른다. 사회의 주류였던 포식자들이 하나 둘 잡혀가거나 사라지고, 초식동물이 그 자리에 앉게 된다. 주토피아의 부시장 '벨웨더'가 대표적인 예다. 풀이 죽은 채 집으로 돌아온 주디는 '밤의 울음꾼'이 독성을 지닌 꽃 열매라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주디는 주토피아에 돌아가 닉을 만나 용서를 구한다. 둘은 다시 의기투합하여 사건의 뒤를 쫓는다. 사건은 초식동물이라는 이유로 자신이 중책을 맡지 못했다고 여겼던 벨웨더가 밤의 울음꾼을 이용하여 맹수들이 공격성이 살아난 것처럼 꾸민 짓으로 드러난다.사실이 아닌 일로 공격을 받던 맹수와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사로 잡혔던 초식동물 모두 자신들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게 되면서 사건은 마무리된다. 사기꾼이던 닉은 정식적인 경찰이 된다. 닉과 주디는 경찰 콤비가 되어 주토피아의 안전을 지키는 모습으로 영화가 마무리된다.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어린 시절 작은 체구로 인해 무시받기 일쑤였던 주디와 사람들 사이에서 사기꾼으로 통하던 닉은 모두 겉으로 보이는 동물의 선입견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다. 자신의 단점을 이겨내며 수석 경찰이 된 주디는 규모 있는 중요한 수사가 아닌 단순 교통업무를 맡기는 경찰서장으로 인해 실망하고 만다. 해내고 말겠다는 의지로 교통딱지를 금세 100장이나 넘게 처리한 주디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들에 관심을 갖고 해결하기 위해 힘쓴다. 모든 동물의 평화를 상징하던 주토피아에서 맹수가 다시 공격성을 띄는 사건들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한다. 으르렁 거리는 모습이 TV에 중계가 되기도 하고, 실제도 초식동물을 공격하는 듯한 사건들로 인해 동물들은 맹수의 공격성이 다시 살아났다고 믿게 된다. 언론에서 보여지는 모습과 정부의 비상대책은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려 하기보다 맹수와 초식동물을 구분 짓고 서로가 서로를 증오하도록 만든다. 함께 웃으며 지냈던 맹수와 초식동물 이웃 간에 공포가 생겨나기 시작하고, 작은 사건에도 서로를 탓하며 비난하는 모습들이 등장한다. 어린 시절 여우에게 괴롭힘을 많이 당했던 주디는 성인이 된 이후에도 여우에 대한 공포가 있다. 닉과 친구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 구석에는 불편한 마음이 있었던 것이다. 맹수가 실제로 공격성이 살아난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계략으로 이용당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주토피아는 다시 평화를 되찾게 되지만, 보이는 모습으로 서로가 서로를 의심했던 과거의 상처를 씻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나의 선입견은 물론, 사회가 만든 프레임 안에 갇히게 되는 순간 주체적인 내가 아닌 이끌려 다니는 사람이 되고 만다는 것을 말이다. 주디와 닉이 힘을 합쳐 이 사건을 해결하지 못했더라면 '맹수는 공격적인 가해자로 초식동물은 약한 피해자'로 인식되어 평화를 되찾을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세상, 주토피아

실제로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은 함께 살기가 어렵다. 동물의 본성에 따른 먹이사슬은 우리가 함부로 끊어낼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영화는 초식동물과 포식자가 함께 공존하는 사회를 표현했다. 자신의 특성에 맞는 직업군을 가지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서로가 서로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주토피아에는 6개의 지구가 나온다. 지구의 생태계와 비슷한 사하라 광장, 사바나, 툰드라 타운, 열대우림, 마우스 타운 등이 그 예다. 동물들이 각자가 살기 좋은 환경에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거나 공격하지 않는 안전한 사회로 주토피아가 표현된다. 주토피아는 어쩌면 우리가 꿈꾸는 세상의 모습일지도 모른다. 서로를 공격하지 않고 존중하며 일하는 사회, 크기와 개체수에 상관없이 각자의 역할을 갖고 살아가는 평화로운 모습은 우리가 만들어가야하는 세상이기도 하다. 서로의 약점을 헐뜯는 것은 물론 언론을 이용하거나 잘못된 뉴스를 퍼트려 새로운 선입견을 만들고 자신이 유리한 방향으로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세상에 힘 있는 자와 힘없는 자는 있을 수 없다. 주토피아는 누구나 살 수 있고, 살아가도록 존중받는 곳이다. 우리도 선입견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세상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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