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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말하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 지금을 살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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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리프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마코토와 치아키, 고스케 이렇게 셋의 학창 시절을 그린 타임리프 애니메이션이다. 천방지축인 마코토는 어느 날 과학실에서 넘어지면서 타임리프 능력을 갖게 된다. 자신의 의지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마코토는 자신에게 불리하거나 피하고 싶은 상황이 닥칠 때면 타임리프를 하곤 했다. 친구로만 여겼던 치아키가 갑자기 고백을 하자 없었던 일로 만들고자 시간을 여러 번 뛰어넘는다. 상황이 반복되면서 일이 점점 꼬여가게 된다. 자신으로 인해 한 친구는 다른 학생들에게 따돌림을 받기도 하고, 치아키와 유리와 사귀게 되는 상황을 맞닥뜨리게 된다. 마코토는 고스케와 학교 후배의 사랑을 이어 주기 위해 고군분투하기도 하는데 자신의 고장 난 자전거를 고스케가 빌려 타고 가게 되면서 사고가 나는 사건이 발생한다.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타임리프는 사실 횟수가 제한되어 있었다. 단순히 푸딩을 먹기 위해 타임리프 한적도 있던 마코토는 제일 중요한 순간에 타임리프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한다. 이때 마코토 앞에 한 사람이 나타난다. 바로 치아키다. 치아키는 미래에서 온 사람으로 치아키가 과학실에서 잃어버린 타임캡슐을 마코토가 사용한 것이다. 미래로 돌아가기 위해 남겨둔 타임리프 횟수를 고스케를 구하는 데 사용한 치아키 미래에도 돌아갈 수 없게 된다. 더불어 과거 사람들에게 들켰기에 더 이상 친구들과도 만날 수 없게 된다. 갑자기 사라진 치아키를 그리워하던 마코토는 어느날 자신의 팔에 타임리프 숫자가 1개 남은 것을 알게 된다. (치아키가 타임리프 할 때 재생성된 것이다) 마코토는 치아키를 만나기 위해 과학실에서 타임캡슐을 발견하던 시기로 돌아간다. 다시 만나게 된 치아키와 타임리프 이야기를 나누고 치아키는 미래로 돌아간다. '미래에서 기다릴게'라는 말과 함께 말이다.

미래를 어떤 모습일까?

그림을 보기 위해 과거로 온 치아키는 마코토와 고스케와 친구가 되면서 여름까지 지내게 된다. 미래에는 없는 그림을 보기 위해 과거로 왔지만, 보존작업을 진행중인터라 그림을 볼 수 없게 된다. 치아키는 과거인 지금의 좋다고 말한다. 강이 흐르는 것도 처음 보고 자전거도 처음 타보고 하늘도 넓다는 치아키의 말은 조금 의아하기도 하다. 무엇보다 사람이 많다는 말까지 덧붙이는데 과연 미래는 어떤 모습이길래 이토록 이 과거를 좋아하게 된 걸까. 실제로 치아키가 살고 있는 미래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는다. 단지 치아키의 입에서 나온 몇 마디의 말로 유추할 뿐이다. 강도 없고, 자전거도 없고, 하늘도 보이지 않는 곳이라니 그 미래라면 나도 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에 와 좋은 친구들을 만나서 미래로 돌아가는 게 늦어졌다는 치아키의 말을 보면 미래는 정답거나 따뜻한 곳은 아닌가 보다.

지금이 중요하다.

영화의 한 장면을 들여다보면 칠판에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라는 말이 써있다. 감정에 솔직하지 못했던 마코토는 타임리프를 경험해보게 되면서 비로소 감정에 솔직해진다. 시간을 되돌리면 감정도 상황도 바뀔 것이라 여겼던 마코토는 타임리프를 통해 동일한 상황을 다르게 반응할 수 있는 대응책이 생길 뿐, 피하고자 했던 작은 문제가 점점 커진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영화는 단순히 내가 되돌아가고 싶은 때로 가면 행복할 것이란 사람들의 생각이 틀렸음을 보여준다. 시간은 불가역적이기에 가치가 있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타임캡슐의 가능성을 바라고 있다. 언젠가 미래나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는 믿음으로 누군가는 자신을 냉동하여 생명을 유지하길 바라기도 한다. 시간을 조작할 수 있다는 우리의 단순한 생각이 현재 흐르고 있는 지금을 간과하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영화는 지금이 중요한 때임을 보여준다. 이따금 "2010년으로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한다. 지금의 상황을 돌이켜볼 때 그때의 삶을 조금 더 즐겁고 열심히 살았더라면 지금의 내가 달라졌을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영화를 보면서 이 생각을 고치게 됐다.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내가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 해서 내가 바뀌는 것이 아니기에 지금의 충실하게 보내기로 했다. 감정에 솔직해지기, 나의 잘못을 타인에게 돌리지 말기, 사람들과 사랑하기,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껏 즐기기 등 영화 속 치아키가 사랑했던 과거의 모습을 나도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에서 기다릴 '나'를 기대하며 오늘을 더 열심히 사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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