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우리의 이야기
영화 <국제시장>은 1950년 한국에서 발발한 6.25 전쟁부터 현재까지의 우리의 삶을 그린 영화다. 주인공 덕수(황정민)의 가족은 한국전쟁으로 인해 남한으로 내려오게 되는데, 이때 아버지와 막순이와 헤어지게 된다. 덕수 가족은 부산에 자리 잡게 되고 덕수는 맏아들로서 가장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삶을 재건하기 위해 그 시대 모든 아버지들은 피와 땀을 흘리며 살았다. 영화는 덕수의 삶을 통해 그 시절 우리 아버지들의 모든 이야기를 그려낸다. 미군이 건네는 초콜릿 하나에 웃음 짓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청년이 되어 가족을 위해 독일로 파견을 가게 된다. 덕수는 독일에서 간호사로 온 영자(김윤진)를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진다. 광산에 폭발이 일어나 죽을뻔한 고비를 넘긴 덕수는 영자에 대한 진심을 확인하게 되고 한국에 돌아와 영자와 결혼하게 된다. 덕수의 외화벌이를 통해 삶이 조금 나아졌지만, 끝순(김슬기)의 결혼비용 등을 부담하기 위해 덕수는 다시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게 된다. 그곳에서 다리 한쪽을 잃게 되고 그는 목숨만 건진 채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다.어렸을 때부터 가장으로 살아야 했던 덕수는 마지막으로 막순이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산가족찾기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된 덕수는 미국으로 입양 간 막순을 만나게 되고 영화는 아버지의 바람대로 모두가 함께 모이는 모습으로 끝이 난다. 그제야 자신의 숙제를 다했다 생각한 덕수는 아버지의 사진을 보며 눈물을 흘린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고단한 삶을 그제야 내려놓은 것이다.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우리가 겪어온 격동의 시기를 그린 영화 <국제시장>은 우리의 아버지들과 어머니를 기억하게 되는 영화임에 틀림없다.
영화에 담긴 우리나라의 역사
<국제시장>은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우리 부모님이 겪었던 사건들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1950년 흥남철수작전 때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수많은 피난민을 태워 철수했으며, 1960년-1970년대 경제발전을 위한 외화획득을 목적으로 수많은 젊은이들이 독일로 광부와 간호사로 파견된다. 비슷한 시기 한국은 베트남 전쟁에 부대를 파병하였고 1980년대에는 이산가족 특별 생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헤어졌던 수많은 이산가족이 가족을 찾게 되는 역사적 사건들이 일어나게 된다. 덕수는 이 모든 사건을 겪은 인물로 등장한다. 자신의 삶보다 가족과 나라를 먼저 생각한 사람들이 바로 우리 시대의 아버지들이다. 영화는 가난을 이겨내기 위해, 가족을 위해, 나라를 위해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한 아버지들의 고단했던 삶을 직접적으로 마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아들과 남편을 해외로 보내야 했던 수많은 어머니의 모습도 등장한다. 덕수의 시점에서 영화가 진행되는데 틈틈이 한국에서 가정을 지켰던 어머니와 철없는 동생의 모습도 보여준다. 생계를 위해 최전선에 뛰어든 아버지들과 한 푼을 아껴가며 가장의 고생이 헛되지 않게 힘을 더한 어머니들의 모습을 영화에서 볼 수 있다. <국제시장>은 가족 구성원 모두가 힘겹게 쌓아 올린 우리나라의 역사를 한눈에 담아냈다고 볼 수 있다.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지다
충무로의 대표 배우부터 개성 강한 배우들까지 영화에는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주인공 덕수 역을 맡은 황정민을 선두로, 한국과 미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윤진 배우가 아내 영자로 캐스팅됐다. 영화는 우리나라의 역사적 사건을 진정성 있게 다룸과 동시에 소재로 인해 영화가 너무 무거워지지 않도록 적재적소에 웃음 포인트를 넣었다. 덕수의 친구 달구(오달수)와 끝순(김슬기)이 그 캐릭터들이다. 역사적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였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그 시기에도 일상의 웃음과 행복이 있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한다. 우리나라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거대한 폭풍을 지나며 모두가 하나 되었던 국민들의 마음 때문일 것이다.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영화
국제시장은 전쟁의 고통과 가난을 겪지 않은 우리 세대(mz세대)에게 커다란 감동을 주는 영화다. 영화 속에서 외국인이라고 무시하고 할아버지라고 무시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영화는 폐허가 됐던 우리나라가 아버지 혹은 할아버지(어머니 혹은 할머니)의 노력과 열심으로 나라가 굳건해지고 강해졌음을 보여준다. 나이가 들었다고 무시해도 되는 대상이 아니라 누구보다 존경받고 박수받아야 할 분들이라는 것을 표현한다. 덕수네 가족의 이야기는 결국 우리 가족의 이야기이다. 모두에게 큰 감동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국제시장>은 전 세대가 함께 보며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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