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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말하다

브로커, 가족이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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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로커 스토리

영화 <브로커>는 한 아이(우성)이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아이가 없는 가정에 아이를 주선하는 일(브로커)를 하는 송강호와 강동원은 어느 날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이를 몰래 집으로 데려온다. 부모가 다시 찾을 것 같지 않은 아이를 데려왔지만 다음날 아이의 엄마(아이유)는 아이를 찾으러 베이비박스를 찾는다. 그러나 아이는 이미 사라진 상태이다. 경찰에 신고하려는 아이유를 설득하여 좋은 부모를 찾기 위한 여정에 송강호, 강동원, 아이유는 함께하게 된다. 쉽게 풀릴 줄 알았던 아이의 입양은 아이의 생김새를 논하는 예비 양부모의 태도로 결렬된다. 더욱이 이들을 쫓는 경찰도 있다. 셋이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된다. 보육원 출신인 강동원, 이혼한 송강호, 내연남의 아이를 가진 아이유는 서로 다른 가족의 형태를 띠고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말할 수 없는 것이 가족이다. 아이의 부모를 찾기 위해 지방으로 내려간 이들은 강동원이 머물렀던 보육원에 들른다. 그곳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한 아이를 만나게 되고 4명이 함께 가족 찾기 여행을 하게 된다. 경찰은 예비 부모를 동원해 이들을 잡으려 하지만 계획은 실패로 돌아간다. 경찰의 움직임을 알게 된 이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쓴다. 아이유가 아이를 버렸던 이유는 영화 후반부에 등장한다. 그녀의 과거를 알게 된 순간, 그녀를 향한 동정심은 사라지고 만다. 다만 개인의 선택과 이유를 무시할 순 없다. 영화의 끝은 우리가 생각하는 해피엔딩은 아니다.  가족이 탄생과 해체가 단순하지 않음을 보여준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일본 감독이 만든 한국영화

가족영화를 주로 제작하는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한국을 배경으로 한국 배우와 함께 영화를 제작했다. 주로 일본의 가족과 사회문제를 다룬 것과 반대로 한국에 있는 베이비박스가 영화의 시작점이 되었다. 일본 감독의 시선에 담긴 한국을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다. 한국 배우가 연기하고 있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일본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든다. 카메라에 일본 필터를 끼운 듯 배우들의 옷은 물론 대사의 강약, 비치는 한국의 풍경은 한국적이면서도 이국적이다. 브로커는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가족이라는 주제로 그려진 영화에서 일본 감독의 의도와 한국 배우의 연기가 잘 들어맞은 결과라 볼 수 있다. 송강호가 연기한 상현은 감정 변화가 크지 않은 평범한 한 인물이다. 담담한 말투와 보통 아버지의 모습이 영화 속에 잘 드러났다고 볼 수 있다.

 

영화가 말하는 가족의 탄생

영화 속에서 우리가 말하는 보통의 가족은 등장하지 않는다. 아빠,엄마,자녀로 구성된 가족이 없다. 미혼모와 고아, 이혼가정, 자녀가 없는 부부 등 우리가 생각하는 불완전한 가족의 형태가 더 많이 등장한다. 한국의 베이비박스는 여전히 말이 많다. 아이의 생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베이비박스를 통해 영화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가족의 형성과정을 보여준다. 가족은 단순히 아버지와 어머니, 아이로 구성되지 않는다. 아이유와 송강호, 강동원은 때때로 가족의 모습을 띤다. 아이(우성)를 중심으로 시간을 공유한다. 돈 때문에 뭉친 이들이지만 어느새 이들은 돈이 아닌 아이에게 어울리는 부모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셋 모두 불완전한 가족의 형태로 살아왔기에 감정의 교류가 더 컸을지도 모른다. 영화는 이들이 가족이 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혈연관계가 기본이었던 가족은 현시대에 다양한 형태로 변화되고 있다. 한부모가정, 돌싱, 입양가족 등 이전엔 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했던 형태까지 사회적 논란 속에 자리 잡아가는 중이다. 영화는 혈연이 가족의 완성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시간을 공유하고 마음을 공유하고,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고 받아들일 때 가족은 만들어진다. 이들은 가족이 아니면서 가족이다. 영화의 끝은 가족의 해체다. 며칠 동안 공유했던 감정의 끈과 시간은 끊어졌지만, 그들은 어떤 면에서 여전히 가족일지도 모른다. 영화 속 인물들은 사랑받지 못한 존재들이다. 그리고 관객들에게도 사랑받지 못한다. 개개인의 사정으로 이들이 행한 일들을 수용할 수 없다. 영화를 통해 가족이 무엇인지 우리는 생각해볼 수 있다. 낳았기에 엄마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낳지 않았기에 엄마가 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베이비박스로 시작한 영화는 우리가 한 생명을 대하는 태도도 돌아보게 한다. 아이는 누구를 위하여 존재하는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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