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부족함을 채워가는 건 사랑이다
에버렛(에단 호크)과 모스(셀리 호킨스)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영화 내사랑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실제로 육체적으로 불편함을 가지고 있던 모스는 변변한 일자리조차 갖지 못했었으며, 에버렛은 타인에게 마음을 내어주지 않고 장작과 생선을 팔며 생계를 유지하던 세상과 단절된 외로운 사람이었다. 모스가 에버렛의 가정부로 들어오게 되면서 두 사람 모두 긍정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되며 사랑에 빠진다. 모드가 그림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하면서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하는데, 이는 불편한 몸을 가진 모스와 세상에 마음을 닫고 살아가는 에버렛이 서로 연민의 대상이라 여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보다 부족한 사람이라 여겼던 사람이 어느 순간 다른 세상의 사람처럼 느껴졌을 때 에버렛은 다시 홀로 되었다는 상실감을 느낀다. 나의 유일한 공간이었던 곳이 사람들 사이에서 명소가 되었고, 에버렛은 모드가 떠날까 두려워 먼저 이별을 고하기도 하지만 결국 둘은 한평생 사랑하며 살게 된다. 세상으로부터 소외받던 사람들이었던 이들이 마음을 나누고 보듬어주었기에 서로가 없는 삶은 아마 상상하지 못했을 것 같다.영화는 모드의 그림인생에 대해 이야기만 다루지 않는다. 에버렛과의 관계도 심도있게 다룸으로서 인간 대 인간이 겪는 갈등을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풀어낸 점이 인상 깊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법
모드는 가족에게 짐과 같은 존재였다. 사랑받지 못했고 인정받지 못했다. 그녀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행복하게 하는 법을 아는 사람이었다. 그것이 바로 '그림'이다. 에버렛의 가정부로 들어가 그녀는 집을 깨끗하게 하는 일에서 그치지 않고 따스함을 채워가기 시작한다. 빛이 드는 작은 창문에서부터 벽에 이르기까지, 어둠으로 가득 차 있던 침묵의 공간을 따뜻하고 생기 있게 변화시킨 것이다. 그녀는 유명해지고 싶어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세상이 자신을 외면할 때 자신을 위로한 것이 그림이었기에 나를 위해 그림을 그린 것이다.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그림을 보고 누군가로부터 손가락질 당하기도 했지만, 어떤 이들은 그의 그림에서 아름다움을 읽었다. 모드는 자신의 그림을 부끄러워하거나 숨기려 하지 않았다. 그림을 그리는 이유가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의 세상을 아름답게 표현한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 붓을 따라 흐르는 그녀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바라보는 게 너무 좋았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은 무엇일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됐다. 영화 속 순수한 그녀의 모습처럼 나도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순수한 마음으로 어린아이처럼 행복하게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 타인의 인정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가 나를 채워가는 삶을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 나를 알아봐 준다는 것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인정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 얼마나 큰 복인지 알게 한 영화다. 픽션이었다면 영화니까 가능했을 이야기라고 생각했겠지만, 논픽션이기에 더 감동적이었다. 세상으로 인정받지 못하던 두 사람을 어두운 그늘에서 꺼낸 것은 바로 '사랑'이다. 서로의 존재를 가치 있게 알아봤다는 건 가장 큰 행운이었을 것이다. 어느 날 길을 지나던 한 여인이 모드의 그림을 발견하면서 두 사람에게 큰 변화가 생긴다. 이 여인이 없었다면 모드는 자신의 집을 아름답게 꾸미고 살아가는 행복한 사람으로 기억되었을지도 모른다. 모드의 아름다운 그림에 반한 여인은 세상에 그녀를 소개했고, 많은 사람들에게 모드의 순수한 마음과 행복이 전달될 수 있었다. 우리는 때때로 곁에 있는 사람의 가치를 낮게 보는 경향이 있다. 특히 우리가 예술을 한다고 했을 때 비웃거나 무시하기도 한다.자신을 행복하게 한 그림이었기에 모드의 그림이 더 가치 있게 여겨졌을지도 모르지만, 누군가 나의 가치를 발견하는 건 모두가 경험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 나는 그런 점에서 모드가 부러웠다. 나의 행복이 타인의 행복이 되었고, 행복한 일을 평생 하고 살았기 때문이다.영화를 보며 모드의 그림을 발견한 여인처럼 나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명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스스로 좌절하고 넘어지지 않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모드의 그림을 향한 마음을 닮고 싶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는 기쁨을 누리며 살다 보면 언젠가 내 주변에도 나의 행복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길 것이라 믿는다.더불어 나도 누군가의 가치를 발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를 말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버드박스, 두려움의 존재는 내 안에 있다 (0) | 2022.02.14 |
---|---|
플라이트 93, 우리가 몰랐던 그날의 진실 (0) | 2022.02.14 |
늑대아이, 모두의 성장통을 이야기하다. (0) | 2022.02.13 |
쇼생크 탈출, 희망은 행동하는 것이다! (0) | 2022.02.13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욕심을 다룬 영화 (0) | 2022.02.12 |